“아는 단어는 많은데, 왜 입 밖으로 한 문장이 나오질 않을까?” “영어 공부를 몇 년째 했는데, 왜 외국인 앞에만 서면 머리가 하얘질까?”
이런 고민, 나도 수년간 똑같이 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다가 드디어 ‘이거다!’ 싶은 방법을 찾았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하루 30분에서 1시간이면 충분한, 아주 현실적인 루틴이다.
이 루틴은 크게 ‘입 풀기 → 본 훈련 → 내 것으로 만들기’ 3단계로 구성된다. 이걸로 영어와 진짜 친구가 되는 여정을 한번 시작해본다.
집에서 혼자 매일 30분, 영어 회화 연습하는 법
1단계: 잠자는 영어 근육 깨우기 (Warm-up, 10분)
운동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듯, 영어로 말하기 전에도 입 근육을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굳어있는 혀와 입을 부드럽게 만들고, 영어 특유의 리듬감을 장착하는 시간.
⭐ 추천 방법: 쉐도잉 (Shadowing)
쉐도잉은 원어민의 말을 그림자처럼 바로 뒤따라 말하는 훈련법이다. 많이 들어본 방법일 텐데, 효과는 정말 강력하다.
- 어떤 자료로 할까? 내가 흥미를 느끼는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면 뭐든 좋다. 좋아하는 배우의 인터뷰 클립, 미드나 영화의 한 장면, 팟캐스트 인트로, TED 강연의 한 단락 등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 어떻게 따라 할까?
- 일단 그냥 들어본다. 자막 없이 들으면서 ‘아, 대충 이런 내용이구나’ 감을 잡아보는 거다.
- 자막을 켜고 확인! 들으면서 내가 몰랐던 단어나 생소한 표현을 체크해본다.
- 본격적으로 따라 말하기! 원어민의 소리를 들으면서 0.5초 정도의 간격을 두고, 속도, 억양, 발음까지 최대한 똑같이 흉내 내며 따라 말해본다.
처음에는 당연히 버벅거리고 혀가 꼬일 거다. 괜찮다. 그게 정상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어느새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연음과 억양이 입에 착 붙어서, 딱딱한 ‘한국식 영어’ 억양을 고치는 데 이만한 게 없다고 느끼게 될 거다.
2단계: 진짜 ‘내 생각’ 영어로 말해보기 (Main, 15~40분)
자, 이제 본격적인 훈련. 여기가 제일 중요하다. 머릿속에 맴도는 내 생각을 영어 문장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순발력을 기르는 단계다. 시작하기 전에 꼭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켜자.
⭐ 추천 방법 1: 혼잣말 훈련 (Self-Talk)
가장 간단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최고의 훈련법이다.
- 아주 사소한 주제를 정한다. ‘어제 뭐 했지?’, ‘오늘 아침 뭐 먹었더라?’, ‘최근에 본 영화 어땠어?’, ‘이번 주말에 뭐 할까?’ 처럼 아주 일상적인 주제로 시작하는 게 좋다.
- 멈추지 않고 1분 동안 말해본다. 이게 핵심이다. 문법이 틀려도 괜찮고,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도 괜찮다. 아는 쉬운 단어로라도 어떻게든 문장을 이어서 뱉어내는 연습을 하는 거다.
- 녹음한 걸 들어본다. 처음엔 조금 민망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음…’ 하는 부분이 많고, 자주 막히거나 반복해서 틀리는 문법이 들릴 거다. 하지만 이 ‘민망한 과정’이 실력을 급상승시키는 열쇠다.
- 부족한 점을 채워서 다시 말해본다. 막혔던 부분에서 ‘아, 이 말을 하고 싶었는데!’ 싶었던 문장을 검색(사전, 번역기 등)해서 찾아본다. 그리고 그 표현을 넣어서 다시 1~2분간 말하고 녹음하는 거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표현력이 눈에 띄게 풍부해진다.
⭐ 추천 방법 2: 요약해서 말하기 (Summarizing)
평소에 읽고 듣는 것(인풋)을 말하기(아웃풋)로 연결하는 아주 훌륭한 다리 역할을 해주는 훈련이다.
- 짧은 영어 콘텐츠를 보고 듣는다. 영어 뉴스 기사, 흥미로운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 등 무엇이든 좋다.
- 내용의 핵심을 파악한다. 전체 내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를 3~4개 정도만 뽑아본다.
- 키워드만 보고 요약해서 말해본다.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하면서, 키워드를 참고해 영어로 요약해서 말하는 거다. 물론, 이때도 녹음은 필수다.
3단계: 오늘 익힌 표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Wrap-up, 5~10분)
훈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늘 배운 것과 나의 약점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다.
⭐ 추천 방법 1: 나만의 오답 노트 문장 만들기
2단계에서 녹음했던 파일을 들으며 찾아낸 나의 약점을 보완하는 문장을 3~5개 정도 만들어보는 거다.
예를 들어, ‘어제 친구를 만났다’를 “I meet my friend yesterday”라고 말했다면, ‘아차, 과거 시제!’를 떠올리며 “I met my friend yesterday.”라고 올바르게 고쳐보는 거다. 그리고 이 문장을 입으로 여러 번 소리 내서 말하며 몸에 각인시키는 거다.
⭐ 추천 방법 2: 일상을 영어로 생각하기
하루 동안 틈틈이, 눈에 보이는 것이나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짧은 영어 문장으로 떠올려보는 연습이다. 거창할 필요 전혀 없다.
- (커피를 마시며) “This coffee is good.”
- (버스를 기다리며) “I hope the bus comes soon.”
이렇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영어로 바꿔보는 습관이 쌓이면, 영어로 생각하는 회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꾸준함이다. 처음부터 1시간을 꽉 채우려 하기보다, 하루 3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오늘부터 딱 10분, 쉐도잉부터 가볍게 시작해봐야겠다. 분명 어제보다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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